나에게 집중하는 ‘셀프디깅(Self Digging)’ 문화 열풍

[사진1] 자존심, 자존감 / 출처: 구글

‘셀프디깅(Self Digging)’이란 자기 자신을 파고드는 행위를 뜻한다. 자신의 내면과 정체성, 감정에 집중하는 문화인 셀프디깅은 청년 세대를 대상으로 하나의 유행이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본래 ‘디깅(digging)’은 ‘파다’, ‘채굴’을 뜻하는 단어로 음악에서 숨은 명곡을 찾는 행위에서 시작되었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한 MBTI 검사와 에겐·테토 테스트, 잘 어울리는 색을 진단하는 퍼스널컬러, 사주·타로 운세 서비스가 셀프디깅에 속한다. 셀프디깅의 열풍은 사회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MBTI, 퍼스널컬러 검사는 진단과 체험 프로그램에서 멈추지 않으며 ‘나를 알려주는 서비스’로 상품화되어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한카드의 고객 소비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소비 트렌드 ‘REVIVE(리바이브)’에 셀프디깅이 포함되어 있고, 카카오스타일의 패션 앱 ‘지그재그’에서는 셀프디깅 문화가 유행함에 따라 “퍼스널컬러”와 “체형 진단”관련 검색량이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타인에게 집중하던 청년 세대가 나에게 집중하고 파고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SNS나 인터넷 매체를 통해 타인의 삶을 과도하게 들여다보며 피로감을 느낀 청년 세대가 자기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게 된 것이 그 이유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내 가치관은 무엇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려는 청년 세대의 욕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EMBRAIN)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76%, 30대의 71.6%가 ‘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다’라고 밝혔지만, 이들 중 ‘자신을 잘 안다’라고 느끼는 비율은 20대 22.4%, 30대 36.8%에 그쳤다. 현대 사회가 점점 경쟁적으로 바뀌면서 인간관계가 축소됨에 따라 자신을 탐색하는 과정이 타인과의 교류에서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셀프디깅은 나 자신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테스트 결과를 주관적으로 받아들이고 강박을 가지는 것은 옳지 않다.